ssebob의 세상 이야기

POST : 진알시활동

꿈보다 더 참혹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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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원봉사 주최 : 진실을 알리는 시민(http://www.jinalsi.net
2. 자원봉사 진행 : 진알시 경남진주팀("진알진시" : http://cafe.daum.net/jinaljinsee)
3. 자원봉사 참여 : 단디,시니컬아줌마,골목지킴이,쇠밥, 빵수 5명

4. 자원봉사 날짜 : 2010년 6월26일 토요일
5. 자원봉사 배포 시간 : (오전) 7 :10~ 8 : 20

6. 자원봉사 지역 : 진주 중앙시장

7. 작업 부수 : <한겨레 50부, 경향 50부, 미디어 오늘 100부>   

 

금요일 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더니.. 비가 내리긴 내립니다.

 

대한민국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가장 기뻐하고, 8강 진출 실패를 가장 슬퍼했을 한 사람을 뽑는다면 누구일까요?

제 생각엔 이명박 대통령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정부는 월드컵이 시작되자 마자 가장 먼저 파업에 참가한 MBC노조원을 대량 해고했죠. 아시다시피 밤에는 아예 집회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집시법 개악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민노당에 당비를 낸 전교조 교사들에 대해선 법원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를 휘두릅니다. 장마철을 앞두고 16개 4대강 공사구간 중에서 12개에 보를 서둘러 설치할거라고도 하네요.

 

사람들의 상상력보다 현실은 훨씬 더 참혹합니다. 현실이 어려울 수록 현실을 직시해야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겠지만, 사람들은 현실을 보려하지 않습니다. 매일 매일 당하는 참혹함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 먼 세상 이야기인 TV속으로, 또 자극적인 인터넷 뉴스 속으로 자신을 도피시킵니다.

올림픽에 이어 동계올림픽을 지나 월드컵이 열리고 또 다가올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것은 뒤집어 생각해보면, 세상 살이가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어쩌면 월드컵 16강 진출은 술이나 마약보다 훨씬 더 중독성이 강한..집단 환각제일 것입니다. 끊은 뒤에 오는 집단적인 공황과 금단 현상도 훨씬 더 강력하겠죠...

월드컵에만 쏠려 있는 국민들의 경도된 관심이.. 이미 시작된 장마빗방울보다 더 차갑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매일 매일 현실을 부여잡고 사는 시장사람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바쁜 새벽시장 일을 막 끝내고, 가게 문을 여는 상인들의 얼굴 위엔 앞날에 대한 걱정과 막연한 희망이 뒤섞여 일렁입니다. 그들에겐 월드컵에 들뜨고 열광할 여유도 허락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진주 중앙시장은 탑마트와 이마트, 대형백화점, 홈플러스 등에 별다른 저항 한번 못해보고 자신의 삶터를 내어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입니다. 마치 포르투갈에 7점의 골을 허용한 북한팀처럼 모든 것이 일방적으로 밀어부쳐졌고,,삶의 터전을 유린당했습니다.  

시장 안쪽엔 이미 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아, 점포세를 낸다는 쪽지 위에 하얗게 먼지가 내려앉아 있습니다.  

 

우리가 돌리는 한겨레와 경향과 미디어 오늘은 저들에게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하게 됩니다.

중요 정치 현안마저도 욕한번 내지르고 덮어버릴 가십거리로 전락할 수 있을테고, 세상이 그들의 뜻과 전혀 상관 없이 돌아가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잔인한 역할을 할 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신문 한부가 그들에게 희망을 말해주기엔 분명히 역부족일 겁니다.  하지만, 희망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현대국가의 존재 이유가 건설마피아나 재벌, 엘리트 고위 관료, 부동산 투기꾼들의 끝없는 욕망을 채워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하루 하루 땀흘려 일해 경제를 떠받치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살아가는 서민 대중, 노동 대중의 최소한의 삶을 자본의 횡포로 부터 보호하는데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낀다면..

매주 돈을 모아 신문을 사고, 바쁜 시간을 쪼개 신문을 돌리는 우리의 일은 어쩌면 희망을 말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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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까닭에 시장 안 주차장 앞으로 장소를 옮겨 신문 삽지와 스템프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빨간 비옷을 입은 이가 시니컬아줌마, 그리고 빵수, 단디(시니컬 부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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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신문을 나누고 도장을 찍는 사이에 골목지킴이님(맨 마지막)이 도착해.. 일을 거듭니다. 작업한 양의 열배에 달하는 잔소리를 쏟아낸 뒤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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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배포하는 도중에 한 점포 셔트 문에 붙은 '조선일보 사절' 문구.

신문을 끊는 과정에서 얼마나 시달렸으면... 해당일까지 계산해 입금시키고도, "죄송합니다"란 토까지 달아놓았네요.

소비자가 왕이라는데.. 신문 소비자 만큼은 그들의 "봉"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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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참가자들 중에서 가장 연로(?)하신 빵수님. 한부 한부 정성들여 신문을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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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시장골복, 분주한 일손을 잠시 접고서 시장 상인들이 반갑게 신문을 받아줍니다.

배포 활동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한겨레와 경향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미디어 오늘, 이런 신문도 있나.. 거 함 줘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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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성실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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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을 치우는 수산물 시장 아주머니도 젖은 장갑을 벗어두고 신문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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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배포하다보면 처음 나눠준 사람의 태도가 중요하단걸 느낍니다. 첫 손님(?)이 반갑게 받으면 연달아 기분좋게 신문을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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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주고, 나는 뭐 사람으로 안보이요?"

듣는 사람에 따라 시비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시장 아줌마의 장난끼 어린 농입니다. 꼭 신문을 받아 읽어야겠다는 의지라기 보다는 비오는 날 젊은 사람들이 몸자보까지 써서 돌리는 모습에... 설쩍 장난끼가 발동해 걸어본 말입니다.

"다음주엔 꼭 갖다 드리겠습니다." 웃으며 화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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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할아버지들도 신문을 넙쭉넙쭉 잘 받네요.. 비옷 입고 열심히 돌리는 모습에 조금.. 감동 내지는.. 공감을 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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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5. 2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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