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애들이 잠든 뒤 부부가 함께 볼만한 영화를 고르다가 받아 놓기만 하고 오랫동안 보지 않았던 인도 영화 한편을 가벼운 마음으로 열어보았다.(인도의 멜로 영화인줄 알고)
근데 웬걸 충격과 감동과 탄사..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도 한참동안 우리는 영화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거의 울먹이다시피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은 이 영화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듯 하다.
인도의 폐쇄적인 사회에서 생활하는 과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아쉬람>은 여성영화라고도 볼 수 있고, 종교영화로도 볼 수 있다. 한편으론 사회 부조리를 날카로운 시각으로 파헤친 영화로 볼 수도 있겠다.
영화 전반에 걸쳐서 인생과 사랑의 의미, 종교의 의미에 대해 진중한 언어로 게다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의미 있는 물음을 던진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종교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봐야할 영화인 듯 싶다. 한 번 본 영화를 다시 보는 일은 좀처럼 없지만, 아마 이 영화는 두 세번은 더 보게 될 듯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신앙에 대한 의미있는 대화들이 대사를 채우는데, 그런 철학적인 질문과 대답들이 영화의 흐름과 완벽히 호흡을 이룬다.
"신상(神像)은 들어 준다고 믿으면서 구름이 들어 줄거란 생각은 왜 안합니까?"
"양심과 신앙이 충돌할 땐 무엇을 따라야 하나요"
"깨달음(열반)에 드는 것이 세상의 욕망을 넘어선 곳에 있다면 아직은 아닙니다"
"종교라는 명목일 뿐 모든 것은 오직 돈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신이 진리라고 믿어왔습니다만, 지금은 진리가 신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여러분도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할 것입니다"- 간디